[논문 리뷰]미디어 멀티태스킹, 우리의 인지와 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 Brandon Lee
- Apr 26
- 3 min read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미디어를 동시에 사용합니다. TV를 보며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유튜브 영상을 틀어놓은 채 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이 자연스러운 시대죠. 이런 미디어 멀티태스킹은 이제 일상이 되었지만, 과연 우리의 집중력이나 설득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그동안 멀티태스킹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어 왔지만, 그 효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많지 않았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멀티태스킹이 인지적 측면과 태도적 측면에서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기존 연구들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은 기억력, 이해력, 수행능력과 같은 인지적 성과를 저하시킬 수 있지만, 오히려 어떤 메시지에 대해 태도 변화를 촉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설득 메시지를 받을 때 멀티태스킹을 하면 집중이 분산되면서도 역설적으로 메시지에 더 쉽게 설득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는 우리가 방어적으로 메시지를 반박할 여유가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멀티태스킹이 단순히 '나쁘다'거나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보다 체계적인 분석이 필요했습니다. 이에 따라 본 연구의 연구자들은 49개의 관련 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통해 멀티태스킹의 실질적인 효과를 밝혀내고자 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멀티태스킹이 인지적 결과와 태도적 결과에 미치는 평균적인 영향을 제시하는 한편, 그 효과가 상황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면 사용자가 미디어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 수행하는 과업들이 얼마나 관련이 있는지, 그리고 과업 간 관련성 같은 요소들이 멀티태스킹 효과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론적 배경
멀티태스킹이 우리의 집중력을 방해하면서도, 때로는 설득에는 더 쉽게 영향을 미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심리학적 이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 제한된 인지 자원 이론 (Limited Capacity Models)
우리의 뇌는 무한정 많은 정보를 처리할 수 없습니다. 제한된 용량 가설(Baddeley et al., 1969)과 주의 용량 모델(Kahneman, 1973)에 따르면, 사람은 한정된 인지 자원을 가지고 있으며,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때 이 자원이 분산되어 결국 주의력, 이해력, 기억력이 저하됩니다.
특히 미디어 메시지를 처리할 때는 더 많은 인지 자원이 요구되기 때문에, 멀티태스킹 상황에서는 중요한 정보를 놓치기 쉽습니다. 이는 우리가 TV를 보며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어느 순간 "방금 뭐라고 했지?"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이기도 하죠.
2. 다중 자원 이론 (Multiple Resources Theory)
하지만 모든 멀티태스킹이 동일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닙니다. 다중 자원 이론에 따르면 서로 다른 감각(예: 시각 vs 청각)을 사용하는 작업은 비교적 병행이 쉬운 반면, 같은 감각을 사용하는 작업(예: 두 개의 시각 작업)은 더 큰 혼란을 초래합니다.
즉, 라디오를 들으며 청소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동시에 두 개의 문서를 읽는 것은 어렵다는 것입니다.
3. 엘라보레이션 가능성 모델(ELM)과 설득
그렇다면 왜 멀티태스킹을 하면 오히려 설득에 더 잘 넘어갈까요? 여기에는 ELM(Elaboration Likelihood Model; Petty & Cacioppo, 1986)이라는 이론이 적용됩니다. 사람은 정보를 처리할 때, 깊이 있게 생각하는 중심 경로(central route) 와 가볍게 넘기는 주변 경로(peripheral route) 를 선택합니다. 멀티태스킹 상황에서는 자연스럽게 '대충' 처리하는 주변 경로가 활성화되죠.
이때 메시지가 약하더라도, 우리가 반박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Counterarguing Inhibition Hypothesis, Keating & Brock, 1974), 결과적으로 더 쉽게 설득당할 수 있습니다.
4. 인지적 차원 프레임워크 (Cognitive Dimensional Framework)
마지막으로, 최근 연구에서는 멀티태스킹을 단순히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한다"고 보기보다, 각 작업의 특성과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인지적 차원 프레임워크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의 영향력은 다음과 같은 요소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용자 통제(User Control): 내가 정보를 제어할 수 있는가?
과업 관련성(Task Relevance): 두 작업이 서로 연관이 있는가?
감각 간섭(Sensory Interference): 같은 감각을 사용하는가?
물리적 거리(Task Contiguity): 작업들이 얼마나 가까운가?
행동 요구(Behavioral Response): 단순 인지 외에 행동이 필요한가?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또는 긍정적 효과가 달라진다는 것이죠.
연구방법 및 결과
앞서 살펴본 이론들을 실제로 검증하기 위해, 연구자들은 지금까지 발표된 멀티태스킹 관련 연구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메타분석 방법론을 선택했습니다. 연구자들은 다양한 학술 데이터베이스와 구글 스칼라를 활용해 멀티태스킹 관련 논문을 폭넓게 수집했으며, 최종적으로 49개의 실험 연구가 분석 대상이 되었으며, 이들 모두 멀티태스킹이 인지적 결과(집중력, 이해도, 기억력 등) 또는 태도적 결과(설득, 태도 변화 등) 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논문이었습니다. 주요 분석 방식은 각 연구의 결과를 Cohen's d라는 지표로 통일해 효과 크기를 계산하는 것이었습니다.이를 통해 멀티태스킹이 실제로 얼마나 부정적 또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으로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분석 결과는 명확했습니다.
멀티태스킹은 인지적 성과를 크게 떨어뜨린다.평균 효과 크기 d = -0.71 → 기억력, 이해력, 집중력 모두 눈에 띄게 감소.
반면, 멀티태스킹은 설득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평균 효과 크기 d = +0.37 → 메시지에 더 쉽게 동의하거나 태도가 변화.
즉, 멀티태스킹을 하면 우리가 정보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기억하는 능력은 떨어지지만, 어떤 메시지에는 오히려 더 쉽게 설득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은 단순히 평균 효과만 본 것이 아니라, 멀티태스킹 효과를 키우거나 줄이는 조절 요인도 분석했습니다.
사용자 통제(User Control) → 미디어를 내가 조절할 수 없을수록 인지적 성과가 더 나빠짐.예: TV처럼 흐름을 멈출 수 없는 경우,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효과가 큼.
과업 관련성(Task Relevance) → 서로 관련 없는 작업일수록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효과가 커짐.
과업 간 거리(Task Contiguity) → 두 작업이 물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을수록 인지적, 태도적 영향 모두 증가.
연령(Age)→ 대학생이 다른 연령층보다 멀티태스킹 시 인지적 성과가 더 많이 감소.
반면, 감각 간섭(Sensory Interference)이나 정보 유형(Number of Modalities), 행동 요구(Behavioral Response) 같은 요인들은 예상과 달리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단순히 "멀티태스킹은 나쁘다"는 결론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설득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광고, 마케팅, PR 분야에서는 멀티태스킹 상황이 어떻게 전략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를 시사합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상황이라면, 깊이 있는 정보 전달보다는 가볍게 설득할 수 있는 메시지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죠.
References
Jeong, S., & Hwang, Y. (2016). Media Multitasking Effects on Cognitive vs. Attitudinal Outcomes: A Meta-Analysis. Human Communication Research, 42(4), 599–618. https://doi.org/10.1111/hcre.120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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